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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기란 어려워2022. 6. 1. 01:54

 

 

1.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까봐 두렵다. 그런데 나는 실제로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내 두려움의 모순을 잘 알고 있다.

 

2. 그렇지만 역시 후회는 두렵다. 뒤 돌아보면 아찔한 순간들이 있다. 나의 모든 선택이 나를 지금 이 자리로 이끌었다면 그 선택들에는 각각 평생 정확히 알 수 없을 무게들이 모래 주머니처럼 달려있는 것이다. 때때로 그걸 책임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때때로 운명이라고 하기도 한다. 어떤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고 어떤 무게는 생각만큼 무겁지만 아마 대부분 생각보다 가벼울 것이다. 나는 늘 이런 지점에서는 과대평가 하기 때문에. 

 

3.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하다 또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놓치는건 아닐지 두렵기도 하지만 생각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유연하게 삶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 나는 삶이 살고싶어 늘상 이골이 나있다. 지루한 어른이 되어버리기 싫다. 반짝임을 쫓으며 살고 있는게 아니다. 내가 발견한 나의 반짝임을 조금이라도 잃고 싶지 않은 것이다. 

 

4. 누군가에게 평범함인 것은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올라타야 하는 궤도이다. 우리에게 있는건 우리의 삶 뿐.* 

 

 

*사르트르 <닫힌 방 · 악마와 선한 신>